성 조윤호 요셉(1848∼1866)
조윤호 성인은 아버지 조화서 성인과 어머니 한 막달레나 사이에 1848년 충청도 신창 남방재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신앙심이 남다르고 착실한 생활을 하였다. 1865년 아버지와 함께 전주 유상리 성지동으로 이사하여 이 루치아와
결혼하고 아버지 집에서 함께 살았다.
1866년 12월 4일 밤, 아버지가 체포되었고, 조윤호는 도망가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이때를 기다리며 성교를 봉행했으니 순교하겠다며 도망치지 않았다.전주 감영으로 끌려와 심문을 받는데, 영장이 젊은 사람이
죽어서 되겠느냐며 배교하고 나가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 한 번 죽기를 면치 못하거늘 어찌 천주를 배반할 수
있느냐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아버지의 처형날이 왔다. 조윤호는 형장으로 떠나는 조화서에게 아버지께서는 오늘 영복을 누리는 곳으로 가시니 마음
변치 마시고, 가시거든 저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하며, 뒷날 천국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당시 형법에는 부자(父子)나 형제(兄弟)를 한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칼로 처형할 수 없었다. 아버지 조화서가 처형된
후 영장은 조윤호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배교하면 석방시켜 주겠다며 설득했으나 조윤호는 천지만물 대주재를 알고 공경했는데 어찌 배반할 수 있느냐면서 완강히 거부했다. 그래서 사형이 집행될 수밖에 없었다.
형장은 서천교 장터였다. 영장은 서천교 밑에 형장을 차려놓았다. 부자를 같은 칼로 죽일 수 없어서 포졸은 조윤호의
두 손을 합장시켜 턱을 고이고 태장을 쳤다. 태장을 200여 대쯤 치다가 몸이 움직이지 않자 포졸들은 그가 죽었는지 확인
하였으나 아직 살아있자, 목에 밧줄을 감고 거지들을 붙들어다가 양쪽에서 잡아당기게 하고 다시 매질하여 죽였다.
때는 1866년 12월 18일, 그의 나이 1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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